시사

대림시장, 이젠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마곡동 2012.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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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시장, 이젠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40여 년간 전통을 이어왔던 대림시장이 8월31일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40여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온 한 대림시장 상인들의 마지막 출근길이 공개되었다고 하는데요. 영등포구 대림시장이 변해버린 시대의 흐름 앞에 끝내 맥없이 무너져 버린 후 삶의 전부였던 일자리에서 추억과 이별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지막 출근길을 동행했다고 합니다.

 

대림시장

대림시장은 마지막 영업준비 중.

 

태풍 볼라겐이 한반도를 덮쳤던 8월28일의 서울 영등포구 대림시장의 모습은 거센 비바람보다 더 커다란 인생의 돌풍을 겪고 있었습니다. 철골 구조만이 남아있는 초라한 대림시장 입구를 들어서면 빈 가게 출입문에 붙어있는 ‘점포정리’ 종이가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옵니다. 한때 점포수가 200여개에 달하며 멀리 지방에서도 찾아올 정도로 제법 규모가 컸던 대림시장은 68년에 문을 연 후 40여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켜 왔지만 지난 4월 경매를 통해 시장 부지가 병원으로 넘어가면서 상인들은 빠져나가고 이제 현재 20여개의 점포만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30살에 장사를 시작한 주인이 70살이 돼버린 긴 세월, 반평생을 함께한 일자리와 준비 없이 이별을 맞이한 사람들. 폐장까지 앞으로 3일, 그들의 마지막 출근길은 어떨까요?

 

대림시장

대림시장에 남아있는 사람들.

 

태풍이 서울을 강타했던 28일 오후 대림시장의 점포 정리 중에 무심코 밖을 내다보는 시장 초입에 자리 잡고 있는 2.5평짜리 작은 잡화점 사장님의 표정이 먹구름 낀 하늘처럼 잔뜩 흐려보았습니다. 20년을 매일같이 출근해 온 가게, 이 공간 속에 서 있는 것도 이제 겨우 3일 남았기 때문입니다. 장사가 호황이던 90년대, 물건들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던 진열대의 모습은 이제 사진 속에서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양 손 가득 물건을 사들고 일주일에 몇 번씩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던 그 시절 그때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에서일까. 벽에 걸려 있는 낡은 시계를 선뜻 떼어내지 못하고 잠시 망설이게 되는건 어쩔 수 없는 걸까요? 대림시장 내 점포에서 10년 째 수선집을 운영해오던 또 다른 사장님은 폐장 소식을 접한 후 고민 끝에 새 점포를 얻었습니다. 70세가 넘은 대부분의 시장 상인들은 이참에 장사를 쉬자는 쪽에 가깝지만 이제 50대 중반인 박혜숙 씨에게는 새출발의 발판이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새 점포와 옛 점포 사이를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며 물건을 옮기고 정리하는 일 모두 혼자 힘으로 해내고 있는 사장님의 모습이 분주하지만 씁쓸해보이더군요.

 

대림시장

대림시장 이사가는 날.

철골 구조물을 뜯어내는 인부들과 남아있는 짐을 정리 중인 상인들 틈에서 정든 상인들과 작별인사를 하러 온 단골손님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포장마차 주인이 걱정돼 도움이 되고자 한걸음에 달려온 손님도 있고 이런 손님에게 고맙다는 인사보다는 묵묵히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네요.

 

40년동안 어떤이에게는 직장으로서, 또 어떤이에게는 마음의 안식처로 통했던 대림시장이 없어진다고 하니 허전한 느낌이 크더군요. 점점 사라지는 재래시장들은 이제 추억이 되가네요. 대림시장도 이제는 추억속으로.. 사진속으로.. 없어지네요. 대림시장의 이사모습은... 이 시대의 어떤한 면을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네요. 그 면은 개개인이 느끼기에 다 다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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