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남자, 그런여자가 주는 씁쓸함

그런남자, 그런여자가 주는 씁쓸함

2014년 3월 27일 멜론차트

최근 국내 음원사이트 상위권에 신인가수의 노래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브로. 그의 노래는 '그런남자'. 또한 그런남자를 디스하는 신인가수 벨로체의 그런여자가 나오면서 느닷없이 가요계에 성별갈등이 불거졌다.

그런남자의 가사 중에는 '키 180에 연봉 6000인 남자. 그런남자가 미쳤다고 너를 만나냐. 너도 양심이 있을 것 아니냐' 라는 가사가 있다.  이는 남자의 조건만 따지는 여자에게 한방 날리는 대목이다. 또한 '왕자님을 원하신다면 사우디로 가세요' 라고 비꼬기도 한다.

브로 '그런남자'

수 많은 남성들의 지지를 받으며 음원차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남자'의 가사가 남자들에게 공감대를 이끌어 낸 것도 인기요소이기도 하지만 기승전결이 확연한 정통 R&B 발라드 스타일의 노래와 가수 더 원(The One)을 연상케 하는 브로의 실력도 한 몫했다. 

하지만 브로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그의 데뷔를 이끌어 준 결정적인 부분이 '일베 회원' 인증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가장 논란이 큰 커뮤니티인 일베(일간 베스트 저장소) 회원이라고 직접 밝혔다. 또한 일베에 공지글(?)을 게시하여 '일베의 성원에 감사하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 등 자필인증을 남기기도 하였다. 사실 그런남자의 가사는 일베에서 흔히 말하는 한국 여성(김치녀)에 대한 비난을 필터링하여 옮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신인가수 브로와 그의 소속사는 홍보전략으로 특정한 타깃을 대상으로 지지를 얻으며 반대세력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음이 틀림없다. 

벨로체 '그런여자'

이렇게 브로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동안 걸그룹 벨로체가 브로의 노래를 COPY를 해서 패러디 곡을 출시하였다. 기존 노래에서 성별을 바꿔 '그런여자'로 바꾼 것이다. 

'그런여자' 의 가사 중 '성형하지 않아도 볼륨감이 넘치는 너를 위한 에어백을 소유한 여자.그런 여자가 미쳤다고 너를 만나냐'라고 반박하는 부분이 있다. 이는 그런남자에서 전개되는 가사를 그대로 따왔으며 뮤직비디오 역시 카카오톡으로 오가는 남녀의 대화를 담아낸 것이 같다.

그런남자와 그런여자의 뮤직비디오

브로의 노래가 일부 여성의 생각과 행동을 꼬집어 비판하였으나 언론은 이를 확대해석하여 반론하고 이에 반박하는 패러디곡이 나왔다. 물론 각 커뮤니티에서 나돌던 김치녀 논란이 이번계기로 확전된 것은 사실이다. 

또한 그가 활동하던 커뮤니티 일베가 비판을 받고 있지만 브로가 일베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켰는지 확인이 되지 않았음에도 무조건 일베회원이기 때문에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그런남자 속에서 볼 수 있는 잘못된 성인식을 비난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벨로체의 그런여자는 브로의 인기를 보고 신인 걸그룹이 이슈를 만들어 내기 위해 급조한 느낌이 너무 강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그녀들의 가사는 그 문장 자체가 잘못해석 될 수 있다. 브로의 경우에는 평범한 남자의 위치에서 이야기를 이어가지만 벨로체는 너무 극단적으로 비판하는 내용만을 담고 있다. '성격 좋고 강남 미인은 아니지만 건전한 일 하면서 내조잘하는 여자' 라는 가사는 반대의 경우에는 불건전한 일을 하는 여자가 되어버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그런여자의 가사 중 '김태희를 원한다면 우크라이나로 가세요'는 우즈베키스탄과 우크라이나를 햇갈린 것으로 보이며 뮤직비디오 곳곳에는 오타들도 눈에 보였다. 이쯤되면 너무 급조한 티가 나지 않는가?

브로의 그런남자가 남자의 마음을 대변한 노래라면 벨로체의 그런여자는 여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자신의 그룹을 깎아내리는 노래이다. 옳다 그르다를 떠나 이번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 같으며 정답 또한 없다. 스스로를 김치녀로 만드는 여성들이나 이쁜여성만을 원하는 남성들 모두에게 잘못은 있다. 이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남성과 여성이 스스로를 반성하고 변화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